오늘 우리나라의 교육계에 새로운 바람이 일었다. 바로 체벌 금지이다. 난 우리나라에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몰랐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체벌'에 대해 심하게 무심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게 실제로 제대로 될지 사실 확신을 못하겠다. 충분히 예상했지만 시작 하자마자 여기저기서 불만의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오래된 습관을 바꾼다는 건 극도로 힘든 일이고 그리고 '체벌' 자체가 워낙 큰 변화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현재 체벌 금지 조치 때문에 많이 나오는 말들 중 가장 많이 나오는 건 '학생들을 컨트롤 할 수 없다.' 이다. 이건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이건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항상 매를 맞으며 커오던 애들이다. 이미 매에 단련되어서 매에 익숙해진 애들. 매를 안 맞는 다는 건 학생들의 족쇄를 풀어준 것과 같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분 뿐만이 아니라 당분간은 계속 그럴 것이다. 

나는 이 모든 문제들을 참고 버텨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미국에 오고 나서 체벌에 대해 단 한 가지는 확실하게 개념을 잡았다. '체벌은 어떤 이유든 옳지 않다.' 라는 걸 말이다. 분명 많은 분들은 나랑 다른 의견을 가지실 것이다. 솔직히 나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적당한 체벌' 은 어느 정도 있어야 하지 않나 여전히 생각은 한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체벌은 잘못된 것이다. 내가 이걸 미국에 와서 깨달았고 그리고 이곳에 와서 야 깨달았다는 점이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내가 체벌을 반대하는 이유의 첫번째는 간단하다. 어른들은 학생에게 손찌검을 할 권리가 없다. 그것이 '체벌' 이든 '폭행' 이든 나는 다 같게 받아 들여진다. 그 어른이 부모라면 더욱 신중해 져야 하는 게 바로 체벌이다. 그런데 부모님도 아닌 어른들이 어떻게 감히 아이들을 체벌을 하는 것일까? 체벌을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하지만 체벌의 결정하는 건 선생님의 주관이다. 딱히 정해진 게 없다는 말이다. 그런 선생님이 자식에게도 같은 주관으로 체벌을 내릴까? 그리고 그 선생님은 다른 학생들을 체벌할 때 부모가 걱정하듯이 체벌할까? 그리고 어른들은 나이만 많다고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다. 나이만큼 성숙해지고 그만큼 결정을 신중히 내려야 한다. 과연 어른들은 체벌을 할 때 신중한 결정을 내릴까? 보통은 그냥 아무렇지 않다는 듯 체벌을 하지 않을까? 뉴스에서 선생님의 '체벌'로 죽은 학생들의 소식을 들으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 그런 선생님이 선생님일 자격이 있고 어른이라고 불릴 자격이 있을까? 어른도 '체벌'과 '폭행'을 구분 짓지 못한다. 그러면 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 체벌은 학생에게 큰 아픔이 된다. 우리나라에서 체벌은 선생님이나 학생이나 무척 흔한 일이었다. 학생들은 초등학교, 심하면 유치원 때부터 '체벌' 이란걸 배우게 된다. 준비물을 챙기지 못하거나 숙제를 안 하면 '체벌' 을 당하고 복장이 옳지 못하면 '체벌' 을 당해야 했다. 어렸을 때부터 체벌이 뭔지 배우고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아이들. 너무 불쌍하지 않은가? 굳이 비교하고 싶지는 않지만 미국과 비교를 한다면 경악할 일이다. 그런 체벌을 겪으면서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초기에는 아프고 슬플 것이다. 그러다가 선생님의 잘못된 주관으로 체벌을 받으면(난 선생님들의 체벌의 기준을 신뢰하지 않는다.) 화가 나거나 반항심이 생긴다. 그러다가 아이들은 잘못된 길을 택할 수도 있고 성격이 바뀔 수 있다. 그렇게 아이들이 변하면 반항한다고 또 체벌을 할 것이다. 결국 아이들을 망치는 건 어른들이다.

셋째,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깨달아야 한다. 우리나라 아이들에겐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대신 선생님들이 그 자리를 차지해버린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잘못하면 그것을 체벌로 이어버린다. 하지만 체벌을 하지 않으면 어떨까? 예를 들면 준비물을 잘 챙겨오지 않는 아이들은 수업을 위해 준비물을 챙기지 않아 수업에 뒤쳐지는 경우가 발생하고 이는 심각해지면 성적에도 영향이 끼친다. 그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선생님이나 부모님과의 대화이다. 어린 나이엔 아이들의 문제점을 어른들이 도와줘서 일꺠워주고 그걸 고칠 수 있게 도와 주어야 한다. 그렇게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나면 잃은 것은 있지만 그만큼 얻은 것도 있다. 이 시나리오는 가장 긍정적일 때이다. 물론 어떤 아이의 경우에는 말썽을 심하게 부리거나 잘못된 길로 나가는 아이도 있을 것이다. 그런 아이의 경우에는 부모님과 선생님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하다. 그래도 안된다면 그 아이가 직접 깨달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 말곤 없다. 여기서 폭력이 들어 간다면 상황을 더 악화 시킬 뿐이다. 과연 우리나라 아이들에겐 이렇게 잘못을 스스로 반성할 기회가 주어줬는가? 아이들은 동물이 아니다.

바뀐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다. 벌써 기사로 안 좋은 소식들이 많이 들리고 있다. 이는 누구를 탓해야 할까? 학생들을 탓해야 할까? 아니다. 그런 환경에서 자라게 한 어른들과 우리나라 교육 환경을 탓해야 한다. 학생들은 이제 갓 족쇄에서 풀려났다. 그러는 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이를 다시 체벌쪽으로 돌리기 보단 시간과 선생님들의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그리고 이는 체벌이 얼마나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끼쳤는지 보여주는 아주 좋은 사례이기도 하다. 이미 이런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많이 힘들 것이다. 하지만 미래의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어른들의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 더 이상 아이들이 체벌에 대해 고통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난 글을 길게 쓰면 연결이 안될 때가 있다. 이 글도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다시 읽고 고칠 자신이 없어 그냥 올린다. 난 약간의 체벌이 괜찮다고 생각하는 분들을 나무라지 않는다. 왜냐햐면 나도 약간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렇지만) 한국에서 학생의 신분으로 생활을 해왔고 좋은 기회로 미국에서도 학생으로 생활을 하고 있다. 난 미국에서 체벌없이도 올바르게 자라는 아이들을 많이 봐왔다. 그리고 물론 옳지 않은 방향으로 가는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생각해보면 체벌을 주나 안주나 잘못될 애들은 있기 마련이다. 그럴거면 조금이라도 아이들을 생각해 체벌없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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