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만에 이런 심각하고 긴 글을 이 블로그에 작성하게 된다. 오늘의 기억은 그냥 머릿속에만 넣고 잊어지길 기다리기엔 너무나 아깝고 귀한 정보들이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 작성할 이 내용을 Career Shadowing Report를 낼 때 발표를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럴 것 같지 않다. 뭔가 좀 아쉽다.

일단 내가 오늘 한 일에 대해서 간단한 소개를 한다. 우선 Main Purpose는 Career Shadowing이다. 내가 원하는 직종에서 일하는 분을 하루종일 따라다니며 무엇을 하시는지, 어떤 조건을 만족시켜야 이런 일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이다. 난 다행히 이 과제로 어떤 분을 할지 알고 있었다. 우연히 알게된 인텔에서 일하시는 한국분이다. 그리고 그분 덕분에 난 Oregon 안에서 두번째로 큰 Intel Campus를 구경할 수 있었다. Intel Campus 안에서 식사를 하면서 Intel에 다니면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을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간다.

클리앙을 통한 인맥확장은 새삼 대단하다고 느낀다. 왜냐하면 오늘 Career Shadowing한 분은 클리앙에서 만났기 때문이다. 예전 Windows 7 Launching Party 참여에 도움을 주신 분인데, 이번 부탁도 흔쾌히 들어주셨다. 우선 우리집에서 날 픽업해주시고 꽉 막힌 I-205 Traffic Jam을 건너 Hilsboro에 있는 Wireless부분 Office에 갔다. 그분이 인텔에서 일하시는 분야는 Wireless Technology다. 그분은 Intel에서 만든 랜카드나 Cisco에서 만든 기업용 Router를 테스트하고 피드백을 보내며 또한 관련 프로그램도 만드시는 분이다. 그분은 테스트때문에 Intel Campus에서 약간 떨어진 조그만(하지만 넓은) 건물에 갔다.

그곳은 정말....랩탑으로 깔린 곳이었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랩탑들은 약 40여대가 넘었고 거기 안에는 그분 외에 다른 직원 한분이 게셨다. 그 두분은 주로 랜카드 테스트나 Cisco에서 만든 라우터를 테스트하시는데 오늘가니 그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참고로 기업용 라우터는 오질나게 비싸다는걸 오늘 알았다.) 우선 자리에 앉아 그분이 하시는 일을 지켜봤다. 그 후 그분과 나는 길고 긴 대화를 시작했다.

형님(앞으론 형님이라고 칭호를 바꾼다.)은 우선 자기가 어떤 분야를 맡고 테스트를 하는지 알려주셨다. Intel안의 부서가 어찌나 복잡하고 많던지 형님이 속해있는 소속을 말씀해주시는데 난 하나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후 형님은 나에게 802.11 a/b/g/n에 대한 설명, 그리고 테스트 장비의 이용을 알려주셨다.

아, 그리고 이걸 보여주셨다.

Wi-Fi 라우터 강도를 테스트하는 로봇이다. 내가 갔던 오피스는 실제 직장에서 갖출 조건을 만들어 놓고 실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테스트 하는 곳이다. 예를 들어 라우터를 한 구석에 배치하고 각 거리 + 방해막(벽, 등) 같은 조건에 얼마의 속도를 내주는지 테스트하는 것이다. 이 로봇은 적외선 센서로 움직이며 오피스를 돌아다니며 테스트를 한다. 이건 테스트 중 일부일 뿐이다. 테스트의 종류는 다섯가지가 넘는다. 참고로 이 로봇은 $50,000짜리다. 후덜덜-_-

우선 나에게 형님은 여기서 테스트하는 것들을 보여주셨다. 내가 계속 말하지만 여기선 노트북과 라우터 사이에서 실제 사용할 때 결과가 얼마나 나오는지 테스트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선 대부분의 인텔 랜카드와 Cisco 라우터들을 테스트 한다.

첫번째 테스트는 거리이다. 한 복도를 놓고 속도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특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난 두가지를 배웠다. 첫번째는 2.4GHz와 5GHz의 차이점, 그리고 MIMO이다.

오늘 나에게 큰 도움을 주신 형님. 열 프로그래밍 컨셉으로 찍은 사진. 위에는 테스트 결과를 스팩트럼으로 보여주고 있다. 왼쪽은 2.4GHz, 가운데는 5Ghz 초반, 오른쪽은 5GHz 후반

2.4GHz와 5GHz는 사실 일반 소비자는 잘 모르는 것이다. 최근 라우터에는 두가지를 다 지원하거나 두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라우터들이 나오고 있다. 내가 사용하는 Apple Extreme Base Station도 두개를 지원하지만 동시에 사용은 불가능하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2.4GHz는 약간 느리지만 범위가 훨씬 넓고, 5GHz는 빠르지만 범위가 좁다. 그리고 현재 최대속도로 나올 수 있는건 600mbps인데 이는 현재 사실상 불가능한 속도다. 현재 출시된 라우터 중에서 이 속도를 지원하는 랩탑은 나오지 않았고 또한 컴퓨터에 쓰는 랜카드도 인텔제품 외엔 아직 지원하지 않는다. 현재 이 속도를 이끌어 내려면 랜카드, 그리고 라우터는 3x3를 지원해야 한다. 양쪽 스펙이 같아야 이 속도가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라우터는 2x2가 최대라고 한다. 그리고 5GHz는 전파가 짧기 때문에 벽같은 장애물을 잘 피하지 못한다. 게다가 5GHz는 802.11 a/n만 되기 때문에 소비자는 그냥 편하게 2.4GHz 쓰는게 가장 좋다라는 결론.

그리고 MIMO. 정말 흥미로운 기술이었다. 이 기술은 무선망이 넓게 퍼지도록 도와주는 기술인데, 알려주신 테스트 결과에서 재미있는걸 발견했다. 바로 멀어질수록 신호는 떨어지는데 끝에 있는 벽에선 오히려 신호가 90%대로 강해지는 것이다. 이는 벽까지 간 무선망이 반사가 되어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강도가 강해지는 것이라고 한다. 사실 이 결과도 테스트를 하고나서야 알았다는 후문. 덕분에 MIMO는 무척 매력적으로 보이게 되었다. 라우터를 사게되면 꼭 MIMO가 되는 걸로 사길 추천한다.

그후 컴퓨터 프로그래밍, 즉 내 장래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새삼 느끼는 건데, 형님을 Career Shadowing한게 너무나 잘한 것 같다. 여러모로 너무나 도움이 컸다.) 프로그래밍의 시작부터 현재 사용되는 여러종류의 언어들까지.. 아직 난 하나도 배우지 않았지만 대학가서 배울 생각으로 준비를 하고있진 않다. 덕분에 대학 이후의 플랜을 어떻게 세울지 계획을 짤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하이라이트다. 바로 Intel Campus(건물)에 방문을 했다.(아쉽게도 이땐 카메라를 가져가지 않아 사진이 한장도 없다. 그래서 글로 대신하겠다.) 나는 Hilsboro에 있는 Campus 중 두번째로 큰 곳에 갔다.(Oregon에는 인텔의 캠퍼스가 여러곳이 있다.) 이곳에서 형님의 도움으로 Visitor Pass를 받고 우선 실내를 구경했다.

인텔의 캠퍼스는 오피스 체제가 아니라 칸막이로 되어있었다. 즉 직원은 좁은 공간에서 일하고 사생활 보호는 되지 않는, 개방된 곳에서 일했다.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단점으로 보인다. 원래는 그나마 있던 공간도 좀 넓었는데 견제가 안좋아져서 사이즈를 줄였다고 한다. 내가 간 건물은 큰 건물이 6개가 있고 다 이어져있다. 워낙 넓어서 구역을 표시한다. 예를들어 가로는 알파벳 순서대로, 세로는 숫자로 배합해 5D같이 구역이 정해지는 것이다. 난 우선 형님이 담당하는 Wireless쪽을 가기위해 4층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Manager를 만났다. 중국사람이었는데 발음 알아듣기가 정말 힘들었다...-_-;

그 후 다시 내려와 좀 더 구경을 하였다. 모든 일하는 곳들은 개방되어 있었다. 오피스 타입이 아니라서 일하는 직원도 쉽게 볼 수 있었고 내가 갔을땐 점심시간이라서 빈 공간을 많이 봤다. 어떤면으론 그런 개방적인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팀내 직원들하고 아주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점심을 위해 식당에 갔었다. 온갖종류의 음식을 팔았다. 멕시칸, 델리(샌드위치), 스테이크 등등.. 난 Quesadilla를 주문했다. Taco Bell이나 Baja Fresh에서 나오는 것의 약 3배 두께이다. 고기 종류도 정할 수 있었도 더 넣어달라고 그럼 더 넣어주기도 했다. 그래도 $5이다. 엄청 저렴하다. 음료는 무료제공이지만 페트병이나 캔에 든 것들은 돈을 받았다. 그리고 식당에 가면 바구니들이 있는데 거기엔 배, 사과, 바나나가 있었다. 이건 무료로 가져갈 수 있다. 난 배를 가져왔다.

이건 사과색인데 배였다. 신기해서 가지고 왔다. 맛은 배+사과맛이다. 뭥미?-_-

그리고 커피도 종류별로 무료로 받아서 마실 수 있었다. 스타벅스처럼 따로 캡도 줘서 일하는 곳으로 가져갈 수 있었다. 커피맛은 괜찮았다. 무료인거 치면 훌륭한거다.

식사를 마치고 좀 더 캠퍼스를 돌아다녔다. Meeting Room도 보고, Auditorium, 조그만 전시관, 그리고 Intel Shop도 봤다. 샵에는 인텔 기념품을 파는데 사고 싶어도 너무 비싸고 별 쓸모없는 것들이었다. 거기서 예전에 칫솔님으로부터 봤던 Bunny Suit 인형이 쫙 깔려있었다. 하나 집어올까 하다가 그냥 패스. 나중에 또 가게되면 그때 가서 구입하기로 결정.

그 후 우리는 또다른 Testing Place에 갔다. 바로 주택집이었다. 거기서 라우터를 설치한 다음 실제 가정집처럼 세팅해놓고 실제 테스트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테스트를 하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 턴테이블이란게 있었다. 이건 원 위에 랩탑을 놓고 각도를 조금찍 돌려가며 테스트를 하는 거였는데 어느 각도에서 가장 잘 잡히는지 테스트하는 거였다. 나에겐 그저 신기했다. 이런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라우터가 나오는거고 인텔 랜카드가 나온다는걸 알았다.

그 후 다시 오피스에 돌아가 학교에서 준 종이의 빈칸을 채웠다. 이건 뭐 금방 채웠다. 그후 이야기를 하다가 나는 형님의 Intel SSD 160GB를 지르는 모습을 보고야 말았다. 엄청난 뽐뿌였다...ㅠㅠ 인텔에서 직원을 위합 샵이 있는데...CPU, Motherboard, SSD 등이 있다. 가격 정말 싸다. 정말 대박. 완전 초초초대박. 나도 SSD 지르고 싶다...흙...ㅠㅠ....

이것으로 오늘 Career Shadowing을 끝냈다. 나에겐 그 이상으로 도움을 준 시간이었다. 덕분에 내 직업을 어떻게 정할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어느 순서로 배울지, 그리고 어떻게 직업을 구할지까지....너무나 큰 도움을 준 형님께 다시한번 큰 감사를 드린다. 덕분에 나에게 너무나 즐거운 시가닝 되었던 것 같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또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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